티스토리 뷰

생활정보

클로비스 문화

필수인포 2023. 4. 6. 01:12

클로비스 문화

미국 오리건주의 페이즐리 동굴에서는 석화된 배설물에서 인간 DNA가 발견되었다. 이 자료는 1만4000년 이상 된 것으로, 시베리아 고인류와 유전적 공통성을 갖는다고 추정된다. 텍사스주의 버터밀크 크리크 콤플렉스에서 나온 유적도 이와 비슷한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 유적은 1만 5500년 전에서 1만3200년 전 사이로 추정되며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의 흔적이다. 2010년 발표된 북아메리카 대륙 초기 인간 두개골의 형태학적 특징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플라이스토세 후기 인간 두개골의 형태는 이후 시기의 형태와 현저한 차이를 보이지만, 둘 모두 동아시아의 '조상'에게서 나왔다. 이와 유사한 또 다른 연구 결과를 언급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이 연구들이 공통으로 확증하는 점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즉 초기 인류는 동북아시아에서 북아메리카로 이동했고, 이동은 여러 다른 시기에 이루어졌으며, 아마도 여러 경로를 거쳐 진행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이주에 관해 구체적인 재구성이 가능하려면 더 심도 있는 유전적 단서가 발견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반해 아메리카 대륙 이주에 관해 이따금씩 제기되는 그 밖의 이론은 추측성 가설들에 불과하다. 일례로 약 1만1000년 전 아메리카 대륙의 클로비스 문화 석기와 그보다 훨씬 오래된 서유럽 솔뤼트레 시기의 규석 석기 사이에 모종의 유사성이 지적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얼어붙은 빙모 지역 남쪽 외곽을 따라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었다. 또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이주가 오세아니아 섬들에서 시작해 바로 태평양을 건너 오는 식으로 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추측의 근거는 브라질에서 발견된 1만1000년 된 두개골이 오스트로-멜라네시아 인류와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폴리네시아 인들이 오세아니아의 여러 제도로 이주한 시기는 비교적 정확히 추정 가능한데 이 결과는 위의 추측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이주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이론이 계속해서 유골에 대한 유전적 ·형태학적 연구 결과를 증거 자료로 제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이런 자료들은 신빙성 면에서 회의적이다. 이런 이론은 모두 몇 안 되는, 그나마도 매우 미심쩍은 개별 관찰 사례에 의지할 뿐, 지금까지 실제 밝혀진 사실에 명백히 모순된다. 때문에 이런 가설들에는 신빙성 있는 학문적 근거가 결핍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클로비스 문화는 아메리카 대륙 넓은 지역에 퍼져 있었던 최초의 선사시대 문화이며, 시작점은 현재 1만3000년 전이라고 확인된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새로운 유적지들이 발굴된 결과 인간이 존재했던 최초의 흔적은 이미 클로비스 문화가 성립되기 몇천 년 전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초기(클로비스 이전 문화에 속하는 증거물들은 1만5000년 전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생인류가 동시베리아에서 북아메리카로 이주했다고 전제할 때 클로비스 이전 문화 유적지가 비록 그 수는 많지 않더라도 남북 아메리카 거의 전역에 걸쳐 분포되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 유적이 분포되어 있는 곳들은 알래스카(네나나)에서 오리건주(페이즐리 동굴), 펜실베이니아주(메도크로프트), 텍사스(버터밀크 크리크 콤플렉스), 멕시코(페뇬)를 지나 콜롬비아(엘 아브라), 베네수엘라(팔콘), 브라질(페나 푸라다)과 칠레(몬테베르데)에 이른다. 이 유적지는 모두 1만5000년 전에서 1만3000년 전 사이로 추정되며 여러 문화적 전통의 흔적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명만이 가능할 것이다. 즉, 비록 아직 이에 대해 신빙성 있게 증명할 수 없다 하더라도, 1만5000년
전 시기에 더 오래된 이주의 역사가 있었거나, 아니면 클로비스 문화 이전 시기에 최초의 인류 확산이 엄청난 속도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클로비스 이전 시기의 유적지에서는 후기구석기시대 문화치고는 매우 발달된 석기가 발견된다. 그중에는 찌르개, 돌날, 한쪽 날이 날카롭게 갈아진 돌칼과 앞뒷면이 다듬어지지 않은 첨두기 등이 있었는데, 다음에 이어지는 클로비스 시기 제작물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오리건의 페이즐리 동굴에서는 태평양 연안을 따라 남쪽으로 확산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유물이 발견되었다. 특히 이 동굴은 보존이 잘되어 동물의 힘줄과 식물의 섬유로 만든 줄, 동물의 털, 식물 등을 엮어서 만든 물건들, 나무로 만든 간단한 물건들이 전해질 수 있었다. 이런 유의 유물들은 유럽 여러 곳에서도 중기구석기시대 이후 발견된다. 텍사스 버터밀크 크리크 콤플렉스에서 나온 광을 낸 적철석은 최초의 안료 사용을 증명해준다.

 

버지니아주의 캑터스힐 유적지는 고대 세계에도 불 피우는 장소가 야영지의 중심을 차지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