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제도에서의 주거 및 문화 발달의 역사 오세아니아 군도는 지구에서 선사시대 인간이 비교적 늦은 시기에 도달했던 지역이다. 또한 이곳에 사람이 살게 된 것도 연속적인 이주를 통해서가 아니라 가끔가다 한 번씩 한꺼번에 이동해오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미크로네시아, 멜라네시아, 폴리네시아의 여러 섬에서도 이주민들이 가다가다 한 번씩 꾸준히 밀려들어왔다. 한 번의 이주 물결이 끝나고 다음 이주가 시작되기까지는 오랜 고립기가 지속됐다. 이는 여러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이 지역의 특수한 지리적 상황 때문이다. 이런 사실로 인해 세계의 다른 지역들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발달 현상이 관찰된다. 즉 태평양 제도로 사람이 유입되고 시간이 지난 후 생산 경제가 도입되었던 과정은 모두 서서히 발달된 게 아..
원시 농경에서 고등 문명으로의 발달 과정, 인도 아대륙 구석기시대가 끝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 즉 기원전 1만 년경 플라이스 토세가 종식되던 시점에 인도 아대륙 일부에서는 생산 경제를 향한 첫걸음이 내딛어졌다. 이는 서남아시아의 영향이 동쪽으로 파급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이 영향은 일단 인더스 계곡과 이 지역에 접해 있는 지역에만 미쳤다. 즉 오늘날 파키스탄과 그 인근 인도 서북부 일부에 국한되었다. 인도 아대륙 나머지 지역은 인도 서북부와 지형상으로나 기후상으로 다른 특징을 지녔고, 농경과 가축 사육 발달에서 훨씬 뒤처졌으며 발달 과정도 다르게 진행되었다. 이런 사정은 이 광활한 땅이 어떤 지형들로 구분되어 있는지를 보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북부와 동북부에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히말라야산맥과 ..
우랄산맥과 에니세이강 사이 지역에서의 금속 가공과 사회적 분화 동기시대에는 금속 이용이 산발적으로만 나타났고 사회 경제적 관계에 있어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지 않았던 데 반해 청동기시대에 이르러서는 드디어 일대 약진을 하게 된다. 금속 물건은 수적으로 증가했고 형태도 다양해졌다. 금속의 채굴, 가공, 유통은 각기 독자적이면서 많은 부분에서 자율적인 활동영역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속을 가공하는 기술은 이후 계속 전문화되어갔다. 꾸준한 광석 수요 증가는, 그것이 자급자족을 위한 것이었든 잉여 생산물을 위한 것이었든 간에 채굴장을 더 많이 개척하고 이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새로운 광맥을 찾기 위한 지속적인 탐광 작업도 이루어졌다. 이 시기엔 처음으로 여러 지역을 포괄하며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고정된 주거..
생존과 생활을 용이하게 하는 도구 석기 당시 석기는 생존을 보장하고 생활을 더 용이하게 만드는 도구였다. 후기구석기시대에는 기본적으로 사용되었던 석기가 증가했는데, 이는 도구 생산에서 효율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특정한 도구를 생산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재료를 사용했고, 이를 위해 일부러 먼 곳 까지 나가기도 했다. 돌은 여전히 일순위 원자재였지만 후기구석기에 들어서는 바늘, 송곳, 낚싯바늘, 작살과 같은 특수한 연장을 만들기 위해 뼈와 뿔을 더 많이 사용했다. 식물의 섬유질로는 그물, 낚싯줄, 올가미를 만들었고 이러한 도구는 식량을 보충하기 위해 어류, 조류, 작은 동물을 사냥하는 데 사용했다. 여러 부분이 결합된 무기와 도구는 접착제를 사용해 조립 부분을 고정시킴으로써 더 나은 지..
또 한번의 대도약 해부학적 관점과 문화적 관점에서 현생인류라 불릴 수 있는 인간이 출현하기 위해서는 수만 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고, 또한 많은 발전 단계를 필요로 했다. 우리에게 매우 갑작스럽게 보이는 과거의 변화라고 해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수천 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던 사건들이었다. 이렇듯 이 여정은 긴 연속성을 가지고 이루어졌다.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아시아,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으로까지 퍼져나갔고 이렇게 해서 처음으로 생존에 극도로 부적합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 세계에서 인류가 살게 되었다. 후기구석기시대,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 최초로 출현한 정황을 알려주는 자료들은 대륙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유럽과 유라시아는 자료가 풍부하..
클로비스 문화 미국 오리건주의 페이즐리 동굴에서는 석화된 배설물에서 인간 DNA가 발견되었다. 이 자료는 1만4000년 이상 된 것으로, 시베리아 고인류와 유전적 공통성을 갖는다고 추정된다. 텍사스주의 버터밀크 크리크 콤플렉스에서 나온 유적도 이와 비슷한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 유적은 1만 5500년 전에서 1만3200년 전 사이로 추정되며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의 흔적이다. 2010년 발표된 북아메리카 대륙 초기 인간 두개골의 형태학적 특징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플라이스토세 후기 인간 두개골의 형태는 이후 시기의 형태와 현저한 차이를 보이지만, 둘 모두 동아시아의 '조상'에게서 나왔다. 이와 유사한 또 다른 연구 결과를 언급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이 연구들이 공통으로 확증하는 점만 ..
호모사피엔스 세계를 정복하다 네안데르탈인이 유럽에 거주하는 동안 아프리카에는 호모 에렉투스에서 호모 사피엔스, 즉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태어났다. 해부학적 현생인류라 함은 인간 화석이 현생인류의 변이 가능 범주에 드는 경우를 말한다. 이 진화 과정은 약 20만 년 전에 나타나는데 유럽에서의 이 시기를 중기구석기시대Mittelpaläolithikum라고 부르고, 아프리카에서 이 시기는 중기석기시대Middle Stone Age라고 부른다. 중기구석기시대Mittelpaläolithikum는 유럽 선사 시대의 한 시기를 이르는 말이고 중기석기시대Middle Stonge Age는 아프리카 선사시대의 한 시기를 지칭하는 말이다. 유럽에서 구석기를 전기, 중기, 후기구석기시대(Alt-, Mittel-, Jungpali..

인간은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을까? 동물의 왕국에서 동물과 함께 살면서 빠르게 달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운 사람들에 관한 많은 일화들이 있다. 예를 들어, 1963년에 스패니시 사하라spanish Sahara(1975년 이전에 서부 사하라를 부르던 지명옮긴이)에서 프랑스 인류학자 장클로드 아르망Jean-Claude Armen이 관찰한 이른바 '가젤 소년 gazelle boy' 에 관한 이야기도 그중 하나이다. 차를 타고 가던 그는 가젤들 틈에 끼어 자란 소년, 즉 가젤 소년이 시속 34마일(55킬로미터)의 속력으로 달리는 것을 보고 뒤를 쫓아갔다. 이런 광경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차 안의 모든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쳐다보는 가운데, 소년은 자기를 길러준 가젤처럼 우아한 몸짓을 하며 성큼성큼 ..